외국 기업들이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한국 저명인사를 대거 모델로 앞세운 '브랜드 현지화'에 나서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 감성과 문화를 바탕으로 현지 기업 이미지를 주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됐다.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렉서스 신차발표회에는 이날 출시된 6세대 ES 차량의 모델인 배우 장동건이 깜짝 출연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한국토요타는 렉서스 6세대 ES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가격을 가솔린 모델보다 100만원 낮게 책정해 또 한번 눈길을 끌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독일 디젤차와의 진검승부를 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차 업체도 전방위적인 문화마케팅까지 펼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 1위 BMW는 최근 영국왕립건축사 백준범이 설계한 7시리즈 고객 전용 라운지를 열고 한국의 현대미술작가의 작품과 오페라 강의 등의 문화 행사를 제공 중이다. 12일 BMW모터라드의 첫 스쿠터 제품을 출시한 자리에는 배우 김민준이 출연해 관심을 불러모았다.
'친한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다지는 것은 수입 자동차 업체뿐만이 아니다. 음악저작권협회와의 마찰로 일부 매장에서 아예 음악을 틀지 않는 등 마찰을 겪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는 2009년부터 덕수궁에서 열리는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행사를 후원 중이다. 지금까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시인 고은, 작가 신경숙, 가야금 명인 황병기, 긴급구호운동가 한비야 등 30여명의 명사가 참여했다.
수입 업계 관계자는 "유럽 등지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한국 시장의 위상이 높아졌다. 한국 시장을 잡으려는 외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