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거둔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이 발표한 '유로존 위기에 발목 잡힌 국내외 기업 상반기 실적 부진 뚜렷'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기업(12월 결산 619개) 중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지급하지 못하는 기업(이자보상배율 1 이하)의 비중은 26.5%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2.0%)보다 4.5%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이자지급능력이 높은 기업(이자보상배율 12 이상)의 비중은 27.9%로 지난해(32.6%)에 비해 4.7%포인트 줄었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글로벌 재정위기로 영업성과는 나빠지고 차입금은 증가하면서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국내 상장기업의 매출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3.7%로 지난해 10.3%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영업이익률 역시 5.3%에서 4.3%로 떨어졌다. 수출기업의 매출증가율은 3.4%로 지난해 13.3%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부실위험 기업(이자보상배율 1 이하)의 차입금 규모는 116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88조8000억원보다 30.6%나 증가했다. 전체 상장사에서 부실위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2.0%에서 26.5%로 확대됐다.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의 비중은 77.1%로 지난해 78.0%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김현정기자 hjki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