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폰(구형 휴대전화) 사용자 서진영(직장인·32)씨는 얼마 전 스마트폰 구입를 알아보기 위해 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했다가 화들짝 놀랐다.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교체할 경우 기본요금이 지금 사용 중인 2만원대 초반에서 3만원대 중후반으로 훌쩍 뛴다는 대리점 직원의 설명 때문이다. 그나마 3~4만원대 스마트폰 기본요금을 적용받으려면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는 등 부담스러운 추가 조건이 많았다. 휴대전화 사용량이 적은 서씨는 끝내 낡은 피처폰을 좀 더 사용하기로 했다.
#요즘 4인 가족 통신비 때문에 주름살이 날로 깊어지던 주부 안혜원(43)씨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휴대전화 요금 정상화'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중학생 아들이 떼를 써 온 가족이 LTE(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했는데 월 통신료만 30만원이 청구된다. 안씨는 "통화량이 적고 인터넷 접속을 잘 하지 않는 소비자도 같은 요금을 적용받는 것은 문제"라며 "이통사들이 다 쓰지 않은 통화분수나 데이터 이용량을 이월하거나 환급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씨나 안씨처럼 날로 비싸지는 휴대전화 요금을 납득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요금 정상화'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진원지는 SNS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구 장관은 자신의 트윗 계정(@jkkim45)을 통해 국내 휴대전화 시장의 고질적 병폐와 요금제도의 불합리성을 알리면서 요금 정상화 캠페인에 나섰다.
김 전 장관은 ▲3대 이통사의 독점과 내수 휴대전화 가격 폭리, 휴대전화제조사의 담합 등으로 인해 지나치게 비싼 통신료를 부과하는 점 ▲방송통신위원회 민원 중 28%가 부당요금 때문이며 스마트폰 사용자의 42%가 지나친 요금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점 ▲ LTE가 도입되면서 휴대폰 요금이 평균 50% 올랐으며 앞으로도 인상될 전망이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통신료 부담에 허덕이던 소비자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반겼다. 29일 오후 3시 현재, 트위터에서 휴대전화 요금 정상화를 위한 트윗 릴레이 캠페인을 펼치는 김 전 장관의 관련 트윗은 하루 만에 248회 리트윗됐다.
소비자들의 통신료 부담에 대한 불만은 이미 임계점을 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19세~44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통신요금 수준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2.8%가 "매달 휴대전화 요금 납부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10명 중 6명 이상은 매달통신료로 5만원 넘게 지불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의 평균 이용요금은 4~8만원 정도로 1~4만원대인 피처폰 사용자의 2배에 달했다. 응답자의 거의 전부(93.3%)가 "스마트폰 요금이 인하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비싼 통신요금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이재영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이통 3사의 휴대폰 요금 연체자는 135만명, 연체금액은 158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