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이 뭐였죠? 아는 사람 손~". "각 팀의 재무팀장은 앞으로 나와서 골드를 받아가세요."
강사의 질문에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이 너나없이 '저요! 저요!' 힘차게 팔을 뻗쳤다. 잠시 후 답을 맞춘 팀들에서 한명씩 강당 앞으로 나와 금화처럼 생긴 모형 동전을 받아들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초등학생 대상으로 7일부터 9일까지 마련한 '증권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교육장의 풍경이다. 수업은 주식회사의 설립, 주식·채권의 역할처럼 어려운 경제금융지식을 어린 학생들이 재밌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퀴즈와 팀 미션게임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수업에 참가한 강민(11) 학생은 "내용이 생소하지만 재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경제교육 열풍이 한창이다. 경기 불황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면서 영어에 열을 올리던 학부모들이 경제 교육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예탁원은 물론 한국은행,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금융감독원,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업계에서도 최근 2~3년 새 실속있는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대거 마련하며 '소년소녀 경제통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KB금융지주는 제주도 포함, 전국 지점의 직원이 전문 강사로 변신해 전국 초·중·고교와 지역아동센터에서 경제수업을 제공하는 'KB스타 경제금융교실'을 열고 있다. 우체국도 전국 각지의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경제교실을 제공 중이다.
이날 예탁원 프로그램에 자녀를 참가시킨 주부 김민희(39·서울 목동)씨는 "앞으로 아이들은 우리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시대를 살게 될 것 같다. 그런만큼 어릴 때부터 경제 개념을 잘 키워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발빠른 학부모들의 입소문에 양질의 경제교육 프로그램은 자리가 빨리 찬다. 예탁원의 이번 프로그램만해도 300명 정원에 870명이 신청해 3명 중 2명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글·사진 김현정기자 hjki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