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윤모(38)씨는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무엇보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다.

그런데 지난달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란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윤씨처럼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 지방간이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조용균 교수의 건강검진 자료 분석 결과 비알콜성 지방간의 경우 2003년 14.3%에서 2009년 24%로 10% 가량 늘었다. 7년새 100명의 지방간 환자 중 14명이던 비알콜성지방간 환자가 24명 꼴로 증가한 셈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란 술을 많이 먹지 않는 사람의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다량 축적되는 질환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만성 C형간염보다 유병률이 높은 흔한 질환이다.

특히 최근에는 비만 인구 증가로 인해 20~30대 젊은 성인 남녀,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도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발생 비율이 높아졌다. 50~60대로 갈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알콜성 지방간에 비해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지질이상, 비만 등 만성질환의 동반 빈도가 2~7%까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과 전문의 김범수 상무(대웅제약)는 "바이러스성 간질환은 줄었지만 음주·비만·당뇨병 등의 증가와 맞물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늘어나고 있다"며 "만성질환 발병과 악화에 관여하는 원인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나타나는 주요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 기름진 음식과 육류 섭취 등으로 나타나는 비만·당뇨·고지혈증 환자에서 유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산소운동, 식이요법 등 생활 습관을 변화시키는 방법이 필요하다.

약물 중 지방간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려면 곰의 웅담 약효 성분인 UDCA라는 담즙산을 하루 한 알 50mg씩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국내에는 '우루소디옥시콜린산(UDCA)' 성분의 제품(대웅제약)이 나와 있다. 최근에는 UDCA와 비타민 B1, B2 등을 함유한 여성용 '알파우루사'도 출시됐다.

이밖에 식초를 하루 15CC 물에 섞어 마시거나 유산균 제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초를 마시면 3시간이면 초산이 갈색지방 세포를 자극, 과잉 지방을 태워준다. /김민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