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하원의원과 상원의원 그리고 주지사를 뽑는 중간선거(11월 2일)가 임박한 가운데 보수주의 유권자 조직인 ‘티파티’ 돌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정부의 과도한 재정지출과 세금 부과에 반기를 들고 등장한 ‘보수 풀뿌리 군단’은 이번 선거에서 과연 파란을 일으킬까?
미 캔자스주 위치토시에 사는 린다 타일러는 2년 전만 해도 정치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하지만 티파티 운동에 합류한 후 타일러의 일상은 180도 변했다. 그는 남의 집 불구경 하듯 쳐다보던 정치 토론과 여론 조사에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타일러는 “우리는 공화당을 도우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은 우리 도움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우리를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재정 문제나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자신들의 이념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고 그는 지적했다.
많은 미국인들도 타일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 방송이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22%의 미국인이 티파티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파티 운동을 옹호하는 사람 가운데 50%는 공화당, 20%는 민주당 지지자였다.
미국 내 신보수주의자들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칼린 바우먼 연구원은 “국민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시행된 금융 및 자동차 산업 구제안을 못마땅하게 여겨왔다”고 말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의료 개혁안을 추진하면서 재정 지출을 확대하자 국민들의 심기가 더욱 불편해졌다고 덧붙였다.
바우먼 연구원은 “이런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쌓여 국민들이 정부에 염증을 느끼게 되면서 티파티 운동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초 티파티의 지지를 등에 업은 스콧 브라운이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매사추세츠주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티파티는 그야말로 저력을 과시했다. 브라운은 1972년 이래 공화당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이곳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비롯해 티파티에 참여하고 있는 상당수 정치인은 공화당 의원들이다. 그러나 정작 공화당은 전국적인 유세를 펼치며 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티파티 운동을 환영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중간선거 본선에 나설 후보를 뽑는 예비 경선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지지하는 후보들이 티파티가 조직적으로 미는 무명 후보들에게 줄줄이 패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 정치 분석지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에디터 제니퍼 더피는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당선 후 공화당이 오랫동안 지켜온 기본 원칙들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등을 돌렸다”면서 “티파티는 공화당 의원들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다시금 일깨워 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트로 인터내셔녈 엘레자베스 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