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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골반뼈만 있으면 성별·나이 ‘척척’

시신 은닉 교묘해지고 'CSI 영향' 배심원도 결정적 증거 요구… 수사 기법도 진화



신원 미상의 두개골, 살인범을 잡을 결정적 단서…….

CSI와 같은 법의학 TV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체를 부검하고 두개골을 이용해 희생자들의 모습을 재연하는 법의학자와 법의학 아티스트가 화면을 통해 매력적으로 비춰지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 법의학 수사는 어떻게 이뤄질까?

미 연방수사국(FBI)에서 법의학 아티스트로 근무하는 리사 베일리는 두개골을 비롯한 뼈를 이용, 살인 사건 희생자들의 모습을 재연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베일리는 “내가 담당하고 있는 두개골들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가 워낙 많아서 어떤 사람들은 이런 두개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은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고 죽어가는 일보다 세상에 더 슬픈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살해된 사람의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FBI는 살해범을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올해 봄 FBI 범죄 연구소는 살인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나이, 성별, 인종 등 구체적인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법인류학 부서를 신설했다. 경찰이 시체나 유골을 확인한 다음 FBI 범죄 연구소로 보내면 법인류학 팀은 우선 유골이 같은 사람의 것인지 확인한 후 첨단 과학 수사 기법을 총동원해 신원을 파악한다.

◆ 어린이 나이는 치아로 확인

FBI 법인류학 부서의 리처드 토머스 박사는 “아이들은 치아를 확인하면 나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성인은 골반뼈를 확인하면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성인의 경우 골반뼈를 통해 성별 구분이 가능하며 두개골에서 얼굴과 코 모양을 통해 어떤 인종인지 구분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렇듯 정교한 과학 수사를 통해 보통 닷새 정도면 희생자가 어떻게 살해됐는지 구체적인 단서가 나오게 된다.

토머스 박사는 “두개골을 망가뜨리는 게 우리 일을 가장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특히 “흉악범들은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해를 훼손한다”면서 “사람들이 CSI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범죄 수사에 대한 지식을 쌓아 가면 갈수록 이들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더 교묘한 방법들을 사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인들은 시신을 아예 태우거나 뼈를 여러 군데 나눠서 묻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법인류학팀이 두개골 조사를 마치면 베일리는 두개골과 똑같은 모양의 복제품을 만들고 거기에 점토를 입혀 희생자의 머리 모양을 재연한다. 그는 희생자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진 정보는 부각시키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얼굴 표정과 인종 같은 요소들은 강조하고 머리 모양이나 눈썹 모양 등은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는 식이다. 그는 법의학 분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창의력을 과시하는 곳은 아니라고 말했다.

◆ 두개골 들고 퇴근하기도

FBI 연구실에는 이미 두개골이 여기저기 잔뜩 쌓여 있지만 앞으로 두개골 수백 개가 더 들어올 예정이다. 베일리는 “가끔 작업 중인 두개골을 집에 가지고 갈 때도 있다”면서 그럴 때면 남편이 제발 집에서 두개골 그림 좀 그리지 말라며 부탁한다고 전했다.

보스턴 대학교에서 형법을 가르치는 토머스 놀란 교수는 CSI와 같은 범죄수사 프로그램은 기존의 범죄 사건 해결 방식을 송두리째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놀란 교수는 “요즘 판사나 배심원들은 범죄 수사에서 나온 결과나 증거들을 자세히 눈여겨본다”면서 “과학적 증거가 확실하게 제시되지 않으면 피고가 무죄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메트로 인터내셔널 엘리자베스 브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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