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의 감염 사례가 이란에서 집중적으로 발견, 이란의 핵시설 운영에 타격을 주기 위한 사이버 전쟁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이란 산업부 산하 정보기술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란에서 스턱스넷에 감염된 컴퓨터는 3만 대다. 이는 지난 6월 스턱스넷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전 세계 감염 사례의 60%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지난달 본격 가동에 돌입한 이란의 첫 원자력발전소인 부셰르원전이 스턱스넷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또 이란 뉴스통신사 IRNA는 부셰르 원전이 가동되기 수주일 전에 스턱스넷이 발전소 직원의 개인 컴퓨터로 침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독일 산업보안 전문가인 랄프 랑그너는 지난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회의에서 스턱스넷이 산업부문 전체가 아니라 특정 시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종 목표가 이란에 있는 핵시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 당국은 부셰르 원전에 있는 일부 개인 컴퓨터가 스턱스넷에 영향을 받긴 했지만 원전 운용에는 그 어떤 피해도 없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프로그램 자체의 정교함 등으로 미뤄 이번 침투가 개인 해커의 소행일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영체제(OS)의 약점을 활용하는 점을 감안할 때 스턱스넷 개발은 국가 차원의 충분한 재정 지원과 기술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
이란 정부 역시 직접적으로 특정 국가를 거명하진 않았지만 미국이나 이스라엘을 공격의 배후로 의심하는 분위기다.
마무드 리아이 산업부 정보기술위원장은 “이번 공격은 (외국) 정부의 프로젝트인 것 같다”며 “스턱스넷은 이란에 대한 서방의 사이버전의 일환으로 개발됐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이란 데일리가 전했다.